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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직접 외치게 해 세상 바꾼다

지난해 7월, 동해시 나안동 7번 국도. 그곳의 지하도는 어둡고 위험해 보였다. 학원을 다녀오던 한 아이가 급한 마음에 국도를 무단으로 건너다 마주 오던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 아이는 형편이 어려워 월드비전에 등록, 복지혜택을 받던 아동이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월드비전 ‘아동권리위원회’ 학생들은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키겠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아이들은 3개 팀으로 나누어 지역민 인터뷰, 관련기관과의 협력, UCC 제작을 통한 홍보를 했고 3개월 뒤, 사고 현장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됐다.

‘아이들이 직접 외치는 사회.’ 월드비전의 아동권리 사업은 이렇게 요약된다. 아이들은 성폭력, 교통사고, 학교근처 사고 등에 대안 없이 노출되고 있다. 월드비전은 2002년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국제NGO들과 공동으로 전국 아동, 청소년 포럼을 개최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2003년부터 개최된 월드비전 아동권리 캠프 역시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8년 이후 월드비전은 아이들이 입으로 외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도록 이끌고 있다. 관련 기관에 정책을 직접 제안해 사회가 바뀌도록 하는 것. 이 아동권리위원회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알리고 정책 제안까지 하는 월드비전 주관의 모임으로 안전한 놀이터 만들기, 가로등 있는 도로 만들기 캠페인 등이 이들의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올해 들어 월드비전은 ‘Safe, Save, Say’라는 아동보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마을을 안전한 곳으로,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그리고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뜻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동안전 UCC 공모전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8일에는 “아동의 안전,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주제로 ‘아동복지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아동 안전에 대한 권리 10계명이 선포됐다. 10계명에는 어두운 거리, 빼앗긴 놀이터, 술 취한 사람들, 신호등을 무시하는 자동차 등으로부터 대해 아이들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은 “법적,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아동과 어른 간, 서로 다른 영역 간 대화의 장, 소통의 장이 열려 많은 분들이 ‘아동의 안전’에 더욱 관심을 갖고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진짜 우리 어린이들을 사랑한다면, 바꿔주세요.”

아동보호캠페인 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초등학생 최리아 학생이 영상에서 외치는 말이다. 말로만 어린이들의 보호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사회가 아니라 진정 변화가 있는 사회를 이끌기 위해 월드비전 아동권리사업은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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